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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박겉핥기 리뷰/문화

멋진 하루 My Dear Enemy , 2008

by 해랑사야희 2016. 6. 27.


로맨스 영화다. 

아니, 이건 그냥 드라마다. 

아니다.

이건 로맨스 영화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건 로맨스 영화다.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길 바라는 그래서 안도하는 로맨스 영화다. 



'희수(전도연)'는 아마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누군가가 필요했을것이다.

조건을 보고 결혼하려고 했지만 남자친구와 헤어졌고, 직장도 없다. 

나이는 점점 들어가고 자신의 처지를 생각하면 울컥 화가난다. 



이야기를 하고 싶지만, 들어줄 사람이 없다. 

때마침 빌려준 돈 350만원과 함께 그가 생각났다.


받을수 있을지 없을지는 중요하지 않다.

받을수 있다면 350만원이 생기는것이고, 받지 못한다면 그에게 온갖 짜증을 부릴것이다.



'병운(하정우)'은 지금 자신의 처지가 나쁘지 않다. 

물론 결혼한지 몇달만에 이혼을 했고, 사업에 실패해서 잠잘곳이 마땅치 않지만 언젠가 쥐구멍에도 해뜰날이 올것을 믿는다. 


그의 말투는 가볍지만 남성적이고 유머러스하며 팝콘처럼 탁탁튀기듯이 사람들의 시선을 집중시킨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를 좋아한다. 오늘도 자신의 지인들과 함께 경마장에서 어떤말이 이길것인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그때, 익숙하지만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린다.

"돈갚아!" 그의 눈앞에 희수가 보인다. 


반가운 그와 달리 그녀는 화가나있다. 그래도 병운은 희수가 반갑다.

하지만 빌린돈 350만원이 없다. 어떻게 해야하지?



멋진하루는 헤어진 연인에게 빌려준 돈 350만원을 받기위해 하루동안 동행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담담하게 

그려낸 로맨스 영화다. 헤어지고 난뒤 다시 사랑을 하는것도 아니고, 그리워했던것도 아니지만 분명 로맨스 영화다.

아니 어쩌면 그리워했을지도 모른다.


당장 350만원을 달라는 희수에게 병운은 자신의 사정을 이야기하지만 희수는 지금 꼭 받아야겠다고 한다.

병운은 자신이 돈을 빌려서 갚겠다고 하고 희수는 그와 같이 다니면서 돈을 받기로 한다.


병운과 동행하는 희수는 이 모든 상황이 창피하고 무안하지만 애써 날카롭고 짜증섞인 말투로 자신의 모습을 감추려고 한다. 

병운은 그런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희수의 취미와 추억을 슬며시 이야기하면서 그녀의 반응을 기분좋게 즐긴다.



병운이 돈을 갚기위해 돈을 빌리는 사람들은 모두 병운과 관련이 있는 여자들이다.

빌딩옥상에서 골프연습을 하는 한대표, 스키강사로 알게된 주차요원, 술집여자 세미, 대학교 후배, 초등학교 동창.



그의 여자관계에 대해 궁금하고 못마땅하지만 희수는 모른척한다. 

희수는 다시 병운에 대해서 궁금해하는걸 원치 않았을 것이다. 


그와 같이 만나게된 여자들은 모두 병운에게 돈을 빌려준다. 

사업에 실패해서 돈을 갚을수도 없는 병운에게 선뜻 돈을 빌려주는 여자들을 희수는 이해할 수가 없다.



그런와중에 희수는 자신이 병운에게 이별을 말하던 모습을 떠올리며 미안해한다.

그가 좋아했던 캔커피를 내밀며 퉁명스럽게 대하는 희수.


병운과 같이 다니면서 1년전 그때처럼 여전히 순수한 눈과 장난스러운 말투로 자신을 대하는 그에게  

희수는 안심했을지 모른다. 1년만에 변해버린 자신과 달리 시간이 멈춘것처럼 병운은 예전모습 그대로였으니깐.



희수는 자신의 이야기가 하고싶어진다. 이해를 바라기보다 그냥 들어주기를 바랬을것이다.

지나가는 말로 "나 결혼 못했어"라고 말하는 희수. 들었는지 아니면 못들었는지 병운은 반응이 없다.



친척에게 돈을 빌리러 간 곳에서 병운의 이혼을 알게된 희수. 

친척에게 계속 무안을 당하는 병운의 모습이 괜히 속이 상한다. 


'아무렇지않게 지내는 병운의 모습이 사실 아무렇지 않은게 아니구나.'



견인된 자동차를 찾으러 지하철을 타는 병운과 희수. 

희수는 견인비를 아끼려고 빠른걸음으로 걸어가고 발목이 좋지 않은 병운은

그 걸음을 맞추려고 하다가 발목에 무리가 간다. 


미안해하는 희수는 사과를 하게되고 병운은 웃음을 짓는다.


힘들어보이는 희수가 안쓰러운 병운은 효도르 이야기를 한다. 

꿈속에 효도르가 나타나 자신에게 힘내라고 했다는 이야기.


"너 괜찮아? 많이 힘들지?" 


꿈속에서 효도르가 병운에게 했던말을 듣는 순간 희수는 눈물을 터트린다.

아마 희수는 누군가에게 그 이야기를 듣고 싶었을것이다.



마지막으로 초등학교 동창에게 돈을 빌리는 병운. 

희수는 병운의 동창이 넉넉하지 않는걸 알기때문에 받지 않으려고 한다.


결국 반만을 받게된 희수. 

받지않게된 돈은 다시 차용증을 써서 나중에 받기로 한다.



지하철역앞에서 헤어지게되는 희수와 병운. 


병운과 하루동안 있었던 일들을 생각하며 희수는 미소를 짓는다.

아마 그 미소는 영화를 본 사람들의 미소와 같으리라.


총평 ★★★☆☆

당신의 효도르는 누구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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