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아가 주인공인 영화를 우리는 심심찮게 찾아볼수 있습니다. 성장드라마, 로멘틱코메디, 공포, 스릴러 등.
특히 자폐아에게서 천재적인 능력이 있는 ‘서번트 증후군’은 영화에서 좋은 소재가 됩니다.
조디포스터의 감독 데뷔작인 ‘꼬마천재 테이트’, 조쉬하트넷이 주연한 ‘모짜르트와 고래’,
정체불명의 공간에서 심리묘사를 탁월하게 표현한 ‘큐브’
이러한 영화들속에서 각각의 주인공들은 남들과는 다른 천재적인 능력을 보유한 자폐아입니다.
하지만 이영화들 속에서 그들의 모습은 나약하고 불안정한 모습들도 가지고있습니다.
천재와 나약함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자폐아.
영화 어카운턴트는 그러한 공식을 깨는 영화입니다.
숫자와 기억력에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있을뿐만 아니라 강인한 신체와 무술실력과 사격. 냉철한 판단력.
거기에 잘생긴 외모까지.
배트맨과 같은 매력적인 요소가 가득한 캐릭터를 앞세운 어카운턴트는 기대감을 가지기에 충분한 소재입니다.
하지만 기대가 큰걸까요?
스토리 구조가 헐거워서 소재의 특이함에서 오는 캐릭터의 참신함이 느껴지지않고 충분한 공감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퍼피의 수박겉핥기 리뷰. 지금 시작합니다.
영화는 크게 3가지 이야기가 서로 얽히면서 하나의 큰 줄기를 이룹니다.
첫번째는 주인공인 ‘크리스찬 울프(벤에플렉)’의 이야기입니다.
어릴때부터 자폐증을 앓기시작해서 심신이 불안정한 그와 그의 가족들의 이야기를
과거와 현재의 교차편집으로 지금의 그를 설명합니다.
어린시절 어머니가 가족들을 떠나게 되고 그로인해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울프.
괴롭힘당하는 아들을 걱정하는 아버지의 혹독한 무술수련. 군인인 아버지를 따라 군인이 되는 그의 청년시절.
다른이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자폐아의 특성을 설명하는 벤에플렉의 이야기는 분명 중요한 요소이지만
영화에서는 매우 단편적이고 불친절한 설명으로 현재의 그를 이해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물론 관객들은 ‘아 그렇게 되겠구나’라고 알수 있지만 공감을 얻기에는 아쉽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자폐아라서 어머니에게 더욱 의존하는 성격이라기에는 어머니가 떠나는 모습에서 모성애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두번째는 ‘레이킹(J.K. 시몬스)’과 ‘매리베스 메디나(신시아 애드대 로빈슨)’가 크리스찬울프를 추격하는 이야기입니다.
은퇴를 앞두고 레이킹은 유명 갱단의 회계업무를 맡고있는 크리스찬울프를 매리베스 메디나에게 찾아내라는 임무를 맡깁니다.
위플래시를 너무 인상깊게 본 까닭이였을까요?
추격임무를 맡게하는 장면에서 메디나의 과거를 들추고 협박하는 장면은 그의 사악한 성품을 들어냅니다.
물론 실제로 사악한지는 영화를 보면 알수있습니다.
한편, 메디나가 울프를 추적하는 모습은 직감과 과학적인 수사기법으로 보여줍니다.
꽤나 흥미로운 모습으로 퍼즐조각같이 흩어진 울프의 존재를 추적하는데,
울프의 가명들이 하나같이 유명한 수학자들이며, 녹음된 음성파일속에 조그맣게 들리는
울프의 주문들의 숨은의미 등 스릴러적인 추리요소를 보여줍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영화의 결말을 보면 허탈한 느낌을 갖게합니다.
왜 그렇게 추적을 하려고 했는지 매끄럽지 못하고, 단지 울프 파트너의 큰 그림과 레이킹의 후계자를 고르기위한
사전작업이었다는걸 알게되면 쓴웃음만이 나오게 됩니다.
세번째는 회계업무를 의뢰받은 회사비리와 관련된 사건들입니다.
영화의 가장 큰 갈등요소로써 ‘다나커밍스(안나캔드릭)’가 회계비리를 최초로 발견하고
회사에 알림으로써 울프에게 의뢰를 하게됩니다.
숫자에 놀랍도록 천재적인 능력을 가진 울프는 몇달분량의 일을 하루만에 완벽하게 정리하고
비리가 어떻게 발생되었는지 파악하게 됩니다.
여기서 다나커밍스와 묘한감정을 느끼게 되고 위험에 빠진 그녀를 위해 울프는 그동안의 규칙을 깨면서까지 그녀를 구하게 됩니다.
하지만 어떻게 그녀에게 묘한 감정을 느끼게되었는지 표현이 없기때문에 공감이 쉽지않습니다.
영화 ‘달콤한 인생’에서는 이병헌이 왜 신민아에게 빠지게 되었는지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았지만 단 몇장면으로 설명합니다.
그녀의 집에서 그녀가 젖은머리를 말리는 장면에서, 그녀의 미소, 스튜디오에서 그녀의 연주를 듣는
그의 모습에서 자세히 설명하지는 않지만 분명 관객들은 그럴수 있다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어카운턴트에서는 울프와커밍스 사이에 교감이 전혀 표현되지 않습니다.
첫만남의 특이한 만남도 울프의 딱딱한 태도로 설명되지않고 둘의 대화도 딱히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기에는 매우 건조합니다.
하지만 하루만에 일을 거의 마친 울프가 그녀에게 기쁨에 넘쳐 말하는 모습, 그녀를 구하는 장면과
호텔에서 대화하는 장면은 뜨금없게 느껴졌습니다.
스포일러가 되기때문에 자세히 말하기는 힘들지만 위의 3가지 이야기는 허탈하게 끝을 맺습니다.
어린시절 울프의 퍼즐조각을 찾아준 소녀의 정체, 레이킹의 후계자, 동생과의 재회, 악당의 허무한죽음, 다나커밍스와의 관계.
마지막 액션시퀀스는 키에누리브스의 ‘존윅’을 연상케하지만 전혀 스타일리쉬하지않으며,
흥행을 염두해두고 앞으로 나오게 될지도 모르는 후속편을 생각하는 결말.
모든게 퍼피에게는 불만족스러웠습니다.
소재의 특이함과 예고편의 편집으로 많은 기대를 갖게한 어카운턴트는 ‘화려한 예고편을 조심하라!’는 말을 떠오르게 했습니다.
아직 박스오피스에서 5위자리를 지키고 있는 어카운턴트. 설명이 무슨소용인가? 액션영화는 그저 멋있기만하면되지! 라고 생각한다면
뭐 할말은 없지만, 스토리의 중요성을 생각하는 관객에게는 글쎄 추천하기는 쉽지 않은 영화였습니다.
총평 ★★☆☆☆
안나켄드릭의 매력을 이렇게밖에 표현하지 못한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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