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병아리 얄리를 알고 있나요?
햇빛에 반짝이는 노란털과 귀엽게 들리는 울음소리.
언제나 곁에 있어줄꺼라 믿었던 얄리는 사라지고 얄리의 친구였던 그는 흘렸던 눈물만큼 성장합니다.
영화 걷기왕은 노란병아리같은 여고생의 뜨거웠던 여름의 어느날을 만화같은 엉뚱함으로 유쾌하게 풀어갑니다.
영화 곳곳에 햇병아리같은 노란색 컬러가 눈에 띄는데 퍼피는 영화를 보는내내 노란 병아리 얄리가 떠올랐습니다.
세상을 떠난지 두해가 지나가는 얄리의 친구였던 그를 생각하며 수박겉핥기 리뷰 시작합니다.
영화의 첫시작은 ‘만복(심은경)’의 모습을 톡톡튀는 애니메이션과 신나는 음악으로 유쾌하게 시작합니다.
오프닝 시퀀스만으로도 걷기왕의 분위기를 느낄수 있습니다.
걷기왕은 현실과는 동떨어진듯한 강화도안에서 만화적인 캐릭터들과 상황, 만복의 특이한 증세등 독립영화같은
아기자기함과 발랄함이 느껴지는 성장드라마 입니다. 그리고 사랑이야기입니다.
특히 오프닝에서부터 영화 곳곳에 노란색이 보이는데 아마 꿈을 찾아가는 만복을 상징하는게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앞에서 말했듯이 걷기왕에서는 독특한 캐릭터들이 등장합니다.
흐리멍텅한 눈동자와 느릿한 걸음, 구영탄이 떠오르는 만복, 시크와 맹함이 공존하고,하니와 나예리가 반쯤 섞인 ‘수지(박주희)’
학생들에게 꿈과 희망을 알려주려는 열혈 ‘담임선생님(김새벽)’, 홍두깨 선생님이 생각나는 느릿한 말투와 담임선생님에게 사심가득한
‘육상부 코치(허상도)’, 친구인듯 친구아닌 친구같은’지현(윤지원)’ , 순수한 배달청년 ‘효길(이재진)’
남녀의 성별이 바뀐듯한 만복의 ‘아버지(김광규)’와 ‘어머니(김정영)’ 등 현실에서는 좀처럼 보기힘든 인물들이 등장합니다.
물론 이야기자체가 캐릭터에 기대고 있기때문에 웃음을 유발하는 장면들이 오바스럽고 억지스러운면이 있지만,
캐릭터 자체가 가지고있는 순수한 모습들속에서 자연스럽게 힘을 빼고 의자 등받이에 편안하게 기대며 영화를 감상할수 있습니다.
영화는 꿈을 생각해보적이 없고, 무료한 일상을 보내는 만복에게 담임선생님이 면담을하면서 시작합니다.
공부가 인생의 전부가 아니고 꿈과 재능을 찾아주려는 열혈선생님은 만복이 학교에 지각하는 이유가 돈이 없어서
걸어오는거라고 오해를 하고 가정방문을 합니다.
분명 얼마간 걷다가 버스를 탈껄로 생각한 선생님은 저만치 앞서서 걸어가는 만복을 보면서 혹시 진짜 걸어서 지각한걸까?라며 놀라워합니다.
산을 넘어서 저녁즈음에 도착한 선생님의 모습은 코믹하게 그려지는데 그 모습이 순수하게 느껴집니다.
걷기를 잘하는 만복의 모습에서 육상에 재능이 있는게 아닐까 생각한 선생님은 다음날 육상부 코치에게
만복의 재능을 설명하며 육상부가입을 부탁합니다.
꿈이 없이 무료하게 일상을 보내는 만복은 자신에게 재능이 있다는 말에 경보라는 육상스포츠에 매력을 느끼게 됩니다.
드디어 뭔가 저만치 앞서 가는거같은 친구들에게 조금은 다가갈수 있을거라는 생각에 수지의 핀잔속에서도 꿋꿋히 운동을 합니다.
물론 영화를 본 관객들은 알겠지만 결코 재능이 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열심히 노력하지만 결코 치열하게 하지는 않습니다.
홀로 뒤쳐져있다고 생각했는데 꿈을 가지게 된 만복은 그저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것에 기쁨을 느낌니다.
하지만 지역선발전에 나가게되는 만복은 ‘선천적 멀미증후군’으로 인해 탈진하게 되고, 실격처리됩니다. 노력해도 극복할 수없는 멀미증후군.
아마 감독은 아무리 노력해도 성공하기 힘든 현실세계에 대해서 말하고 싶었던것 같습니다.
상심한 만복은 코치와 수지의 대화를 듣게되고 육상부를 그만두게 됩니다.
하지만 만복은 이제 뭔가 하고싶었던 자신에게 뜨거운 열정을 느낌니다.
다시 한번 육상부에 들어가게되고 지역선발전에서 도핑테스트에 걸린 인원으로인해 보결로 전국체전에 나가게 됩니다.
자. 과연 우리의만복은 자신을 감싸고 있는 껍질을 깨고 세상앞으로 나갈수 있을까요?
무언가 이끌리듯 영화를 보게된 걷기왕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한 영화였습니다.
노력으로도 극복안되는 현실, 성공을 향한 의지, 꿈과 현실에 대한 생각. 영화는 시종일관 유쾌하고 코믹하게 그려지지만
그 안에 담긴 이야기들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물론 전체적으로 완성도에서 아쉬운면이 있고 이야기 흐름이
매끄럽지 못하고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었지만 극장을 나서면서 괜찮은 영화라고 생각했습니다.
10~20대들에게 보여주고싶은 영화랄까요? 지금 꿈의 방향을 상실하고 나침반(사회)이 가리키는 곳으로만 가려는 이에게
그 길이 아니면 옆에 길을 보고 가볍게 숨을 내쉬며 걷는것도 좋은것이라고.
걷기왕에서는 배우들의 발견이 가장 흥미로웠습니다.
심은경의 중성적이고 만화적인 연기도 좋았고, 투투의 황혜영을 닮은 박주희의 발견도 좋았습니다.
하지만 가장 인상에 남은 배우는 열혈선생님인 김새벽이라는 배우였습니다.
이쁘지는 않지만 청량한 목소리로 순수하게 연기하는 그녀의 모습에서 무언가 좋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음식관련 영화를 좋아하는 퍼피는 왠지 김새벽이라는 배우가 나중에 요리관련한 영화에 나오면 참 잘어울리겠다라고 생각했습니다.
왠지 모르지만요~^^
모두가 100m 우사인볼트처럼 달려가거나 케냐의 마라토너들처럼 42.195m을 달려갑니다. 모두가 그렇게 달려갑니다.
하지만 가끔 힘들면 만복이처럼 걷는것도 필요하지 않을까요?
인생은 우리가 생각한것보다 더 길수도 짧을수도 있으니깐요.
영화를 보고 난후 한 야구선수가 인터뷰에서 말한 말이 떠올랐습니다.
‘인생은 속도가 아니고 방향이다.’
총평 ★★★☆☆
엔딩크래딧을 끝까지 보세요. 그리고 노래를 들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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