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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박겉핥기 리뷰/문화

두 개의 연애, Two Rooms, Two Nights, 2015

by 해랑사야희 2016. 9. 3.


한통의 문자메시지. 

느슨하게 내쉬던 호흡은 가빠지고 지루했던 심장은 방금100m를 달려온 단거리선수처럼 쿵쾅거리기 시작한다.

남자는 핸드폰 화면속의 텍스트를 자신만의 생각으로 해석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녀와의 지난 기억을 생각한다.




첫만남, 밤늦게까지 이어진 대화. 뜨거운 밤. 그리고 헤어짐. 미련? 미련???!!!

남자는 헤어진 후 갑자기 그녀에게서 온 문자메시지에 자신만의 상상을 더하며 강릉으로 향한다.

과연 그는 그녀와 같은방에 있을수 있을까?




영화 두개의 연애는 현재의 연인과 과거의 연인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보통남자의 찌질한 심리를 재미있게 묘사한 영화입니다.

순간을 모면하기위해 진실처럼 말한 거짓말이 거짓말처럼 다시 되돌아오는 우스꽝스러운 상황.


상대방은 무덤덤한데 혼자 끙끙되며 안절부절 못하는 남자의 허세섞인 무덤덤. 

현재와 과거의 교차편집으로 거짓과 진실의 얇은경계를 보여주는 두개의 연애.

스포일러가 조금 들어있기때문에 참고하면서 보시기 바랍니다.

그럼 퍼피의 수박겉핥기 리뷰, 지금 시작합니다.




잘생기고 유능한 인성(김재욱)은 이제 막 주목받기 시작한 영화감독이다.

1년전에 재일교포 기자인 미나(박규리)와 장거리 연애를 하다 헤어지고, 현재 시나리오작가인 윤주(채정안)와 비밀연애중이다.

같이 영화작업을 하기시작한 인성과 윤주는 작업실에서 서로의 일을 하고 있다.




작업실에서 인성의 인터뷰가 실린 일본 잡지책을 보며 윤주는 인터뷰 내용을 궁금해한다.

인성은 별일 아니라는듯이 ‘영화가 삶이고, 삶이 영화다.’라는 개소리라고 얼버무린다.

점심을 먹고나서 커피를 마시는 두 사람.




그때 문자메시지가 인성에게 도착한다.

1년전에 헤어진 미나에게 온 메시지. 그녀는 인성에게 강릉여행의 가이드를 부탁한다.

인성은 윤주에게 그 사실을 비밀로 하고 강릉에 2박3일간 작품구상으로 내려간다고 한다.




미처 끝내지 못한 시나리오 작업때문에 함께 내려가지 못하는 윤주에게 같이 못내려 갈것을 알지만 함께 내려가자고 말하는 인성.

다음날 인성의 옆자리에는 전 여자친구 ‘미나’가 앉아있다. 두사람은 일본어로 대화를 한다.


설국의 첫구절처럼 터널을 지나면서 일본여행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인성과 미나.

미나는 대화도중 여자친구가 있는지 물어보고, 인성은 미련이 남았냐며 얼버무린다.




재일교포인 미나를 위해 전통한옥집에 숙소를 예약한 인성.

방 2개를 나란히 예약해서 미나의 마음을 안심시킨다.




인성은 미나와의 첫만남을 생각한다. 

영화때문에 일본에 간 인성은 인터뷰어로 미나와 만난다.

능숙한 일본어를 구사해서 인터뷰가 끝난후 함께 술집에서 이야기를 하는 두사람은 호감을 느끼고 사랑을 나눈다.




지난기억을 떠올리며 인성은 미나에게 수작을 부린다. 

저녁을 먹으로 가는길에 은근슬쩍 손을 잡으려고 하고, 일부로 맥주를 마셔서 취하게 하려고 한다.


하지만 미나는 그런 인성에게 철저히 거리를 두고 행동한다.

맥주를 마신 인성은 취한척 방의 보일러가 고장났다며 미나의 방에 문을 두들기고 하룻밤만 같이 있자고 한다.


어리광부리는 인성에게 실망한 미나는 짐을 싸고 서울로 올라가버린다.

진짜로 떠나버릴줄 몰랐던 인성은 뒤늦게 미나를 쫒아가려고 하지만 주차된 차앞을 가로막고있는 다른차로 인해 놓쳐버린다.




순전히 미나때문에 온 강릉행이 미나가 떠나버리자 강릉에 있어야할 이유가 없어져버리고 2박3일간 예약한 방세가 아깝다.

예약을 취소하려고 하지만 거절당하고 꼼짝없이 홀로 2박3일을 보내야 할 처지가 되버린다.


하지만 다음날 윤주에게서 시나리오가 마무리됐다며 강릉으로 내려오겠다는 연락을 받는다.

인성은 이제 미나가 아닌 윤주와 강릉여행을 하게되서 기뻐하며 터미널로 향한다.




하지만 미나와 윤주가 버스에서 같이 내리며 이야기를 하는 모습을 보고 당황한다. 

인성은 거짓말로 윤주에게 마중나가지 못하게됐다며 자리를 피한다.

이제 강릉에서 전여자친구, 현여자친구와 한 장소에 있게된 그는 과연 어떤 거짓말로 위기를 돌파할까?




영화내내 인성은 자연스럽게 거짓말을 하고 부메랑처럼 그 거짓말로 인해 곤경에 빠진다.

강릉으로 내려온 윤주를 마중나가서 미나와 함께 있는것을 보고 아는사람을 만나서 못가게 됐다고 둘러댔지만 

윤주와 함께 간 커피숍에서 그 사람을 만나게 되거나, 숙소 주인에게 서울로 갔다고 부탁하고 들키는 장면등 

인성의 거짓말은 늪처럼 그를 점점 밀어넣지만 그 모습이 꽤 귀엽게 느껴진다.




하지만 영화의 재미는 앞뒤의 이야기를 퍼즐처럼 맞춰보는것에 있다.

첫씬에서 윤주가 본 인터뷰는 인성이 미나와 만나게된 인터뷰였고, 

미나에게 소설 설국의 배경이 되는 일본여행은 사실 윤주와의 첫만남이 있던 여행이였다.




또, 건축학개론에 대해서 한가인(전여자친구)을 따라가지 않고 현 여자친구와 결혼을 하게된 주인공을 보면서 

인성은 거짓말이라고 이해하지 못한다고 하지만 영화 말미에 나란히 두 방에 들어가 있는 두 여자 사이에서 

결국 윤주(현여자친구)의 방으로 들어가는 장면 등 꽤 소소한 재미를 느끼는 장면들이 있다.




인성을 연기한 김재욱은 겉은 멋있지만 사실은 찌질한 남자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연기했다. 

어떻게든 ‘연애의 목적’을 달성하고자 하는 허당끼있는 모습과 호기스러운 모습이 공감이 갔다.


카라 박규리의 일본어 연기는 꽤나 훌륭했고 자연스러웠지만 재일교포로써 어리숙한 한국어 연기는 조금아쉬웠다.

털털하고 보이시한 성격의 윤주를 연기한 채정안은 여전히 아름다웠고 자연스러웠다.




전체적으로 잔잔하게 흘러가는 영화는 홍상수영화의 젊은 주인공같은 느낌이 드는데 

같은 남자로써 공감이 가는 장면도 있었고, 부러운 장면도 있다.


싸우고난 후 잠자리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남자와 그런 남자를 못마땅해하고 실망하는 여자.

거짓말과 거짓말. 그리고 또 거짓말.

 

강릉에서 만난 세남녀의 거짓말같이 담담한 이야기 

두개의 연애.  

퍼피의 수박겉핥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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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영화를 본 여자분들께 질문이 있습니다.

미나는 왜 인성에게 가이드를 부탁한걸까요?

잊지못하는 인성을 완벽하게 잊기위해서? 아니면 미련이 남아서? 한번쯤 보고싶어서?



총평 ★★★☆☆

연애의 목적을 위한 건축한개론의 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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